일상/2012
-
2일 남은 지금일상/2012 2012. 3. 9. 18:59
오랜 그리고 동시에 짧았던 이 생활을 마감하는 마지막 휴가가 2일 남았다. 으레 이 시기의 대부분의 젊은이가 그랬듯 나도 많은 생각과 많은 고민을 떠안고 조용히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요즘 나는 새벽 5시에 잠들고 낮 2시에 깨는 생활을 하고 있다. 달라진 수면패턴 탓인지, 엄청난 양의 꿈을 꾸고 있다. 어떤 꿈은 서사시적인 내용을 갖고 있기도 하고, 어떤 꿈은 내가 그리는 것들을 보여줘 나를 슬프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이 곳에서 더 이상 어떠한 형태의 책임감도 짊어지고 있지 않은데 그래서 한발짝 물러서서 내가 근 2년간 해왔던 일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참 바빴지만 그래도 후회할 정도의 군생활은 아니었다. 비록 이상을 현실화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에 한해선 이상을 추구하였노라고 말할 수 있다..
-
-
핸드폰일상/2012 2012. 2. 26. 10:48
드디어 핸드폰을 샀다. 원래 마음에 두고 있던 기종은 갤럭시S2였는데 생각보다 안좋은 평도 많고 가격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아 프라다3.0을 샀다. 실제로 내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게 된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문명이 참 좋다! 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신기하다. 상상 속의 기계 같달까. 이러나 저러나 몇일 갖고 놀다보니 대충 알 것 같다. 어제는 친구와 술을 마셨고 어제의 어제는 영화를 보았고 그 전날의 어제엔 뭐든 했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하든 난 본래 나의 행복을 찾을 수 없었다. 순간적인 쾌락을 찾는 것일 뿐. 딱 10분 동안. 무언가 남겨놓고자 생각을 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덧붙일 것을 찾아내지 못했다. 고작해야 시시콜콜한 핸드폰 얘기 말고는 말이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무엇..
-
착한사람 컴플렉스일상/2012 2012. 2. 25. 03:53
그래 사실 난 착한사람 컴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정작 난 그렇게 사람들에게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라고 했으면서 나 스스로는 내가 어떻게 평가 받고 내 행동이 얼마나 도덕적인지 신경쓰고 있던게다. 물론 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나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으나 실제로는 그렇다, 평가 받는 걸 두려워하는 것과 비도덕적인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둘 사이를 확실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두렵다. 약해져가는 것이. 어떠한 컴플렉스, 편견은 필연적으로 날 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박적으로 생각해왔다. 무섭다. 난 갑옷 없는 투명한 나무이고 싶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누구보다도 두꺼운 갑옷을 입은 썩은 나무 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왔을 때 그 모든 것들이 바람처럼 지나가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