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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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일상/2011 2011. 12. 15. 19:58
이곳에서의 생활은 날이 갈 수록 뭣 같아진다는 그 말이 뼈저리게 체감된다. (오랜만의 군대 얘기를 하자면) 상념이 많은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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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9일 오후 7시 13분일상/2011 2011. 12. 9. 19:13
몇일 전 본 드라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에서 박하선은 첫눈이 내리자 금세 울상이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밝은 표정으로 첫눈을 먹으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며 첫눈을 뻐금뻐금 먹었다. 오늘 아침 이 곳에도 첫눈이 왔다. 서있는 상태에선 첫눈을 먹을 수가 없었다. 이내 매일 그렇듯 뛰었고, 뛰면서 자연스레 첫눈을 먹게 되었다. 추워 마른 목구멍에 눈이 닿자 눈은 미미한 양의 물로 변해 목구멍을 적셨다. 잘 살고 있을까. 기다려달라는 말은 절대 못하지만 내가 했던 짧은 5분 정도의 그 말, 그 진실된 뜻이 전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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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9일 오후 3시 8분 잠을 자고 일어나면 그 순간부터 하루다일상/2011 2011. 11. 19. 15:06
낮잠을 거나하게 푸고 일어나니 3시다. 눈을 비비고 추스른 후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이 우울함은 분명 내가 눈을 감기 전 내가 느끼던 감정이 아니었다. 마치 오늘 오전은 어제 였던 것 처럼. 내가 차라리 이렇게 시간이,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걸까 고민해보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만은 가지 않았으면 한다. 조금 더 준비할 수 있게. 넷째 이모가 오랜만에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오셨다. 12월 말까지 계신다고 하는데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뵌 게 중학교 1학년 때니깐 벌써 몇 년이야, 후아. 어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어깨는 뻑뻑했고 근육은 간만의 학대에 비명을 질렀다. 그래 차라리 근육이 대신 비명을 질러준다면, 내가 지르는 비명은 묻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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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2일 오후 2시 21분 내 시계는 이틀 늦게 간다.일상/2011 2011. 11. 12. 14:21
시간을 제대로 맞춰 놓으면 요일이 이틀 전의 요일로 맞춰지는 신기한 시계다. 아버지가 집에서 쓰시던 등산 시계라 여러 기능도 많고 튼튼한 듯 해(대부분의 스포츠 시계는 혹한의 기후에 밥 먹듯이 초기화 됐었지만 이 시계는 두 번 정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까지 애용하고 있지만 요일이 이틀 전인 탓에 헷갈리는 일도 많다. 마음이 복잡하고 착잡하고 바닥에 가라앉아 있을 때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기 마련이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닥에 깔려 있는 먼지가 흩날려 힘들다. 이런 기분상태에서는 노래를 들으면 평소보다 더 잘 들리는 것 같다. 동경사변과 시이나 링고의 노래를 듣다 보면 늦춰져 있는 이틀이 좁혀가는 것 같다. 난 너에게 이틀 늦춰져 있지만 달려가고 있어, 랄까. 무슨 헛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휴가 복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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