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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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일상성 2018. 11. 20. 16:35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당부가 마음 깊숙히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난 거짓말을 잘 하는, 아니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성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강한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어느새 거짓말 혹은 본인의 영달을 위해 남을 기만하는 행위에 큰 거부감을 갖게 됐다. 꼬마 땐 장난감을 사기 위해 부모님 지갑에서 만원을 훔쳐본 적이 있고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장학금을 털어본 적이 있다. 어릴 땐 해보지 않은 것을 해봤다고 한 적이 많아 실제로 해본건가 착각하게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극복을 한 건지 억제하고 있는 건지 이따금 헷갈리곤 한다. 허영을 채우기 위하여 목적을 위하여 돈을 위하여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언제라도 나는 다시 거짓말을 하게 될까.오늘날 내가 거짓을 싫어하는 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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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사랑 소고일상성 2018. 7. 24. 17:50
나에게 있어서 첫사랑이라 부를 법한 것은 하나의 사람이 큰 계기가 되지는 않았다. 내 어린 시절의 짝사랑의 역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설렘의 교류보다 혼자 발전시키는 감정이 어떻게 공허하고 mislead 되냐에 대한 고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보니 내가 누군가에게 갖게 될 상대적 기준에서의 절대적 애정이나 타인과의 차이, 자신의 포장 이런 것들에 대해 23살 정도까지 생각해왔던 것 같다. 모순적이게도 오히려 누군가를 마음에 두는 어린 시절의 경험은 그런 누군가를 마음에 두는 나의 입장과 심리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은 비대칭적인 고찰의 시기였다.인지적인 관점에서 지금 그런 나를 바라보자면 사실 사람을 대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나 캐릭터에 가까운 추상을 좋아해왔다고 생각한다. 이성에게 관심을 갖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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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돌로지일상성 2018. 5. 30. 13:10
소다수가 담긴 컵을 기울여 마시며입술 밖으로 흘러나온 물을 닦으려다 손등에 떨어지는 것 따위의작은 실수 작은 흠결작은 흠결에 따라오는 몇 개의 기억기억으로 떠올리는 소소한 만족차가움에 놀라는 살갗과 파도치는 감정에 동요하는 마음일기장 구석에 작게 '어떤 날, 무엇을 했다.' 같은 별 거 아닌 일상그런 작은 일상에서 따뜻함을 기억하려 애쓰고 너들을 기억하고 나들을 추억하고오늘까지의 나들을 반추하고내일부터의 나들을 준비하고 거창한 것을 바라려 하지 않되작은 파편들에게서 위안을 얻으려 하고행복을 주고 행복을 받고아픔을 주고 아픔을 받고그렇게 하찮게라도 존재하는 세상의 나 하찮게라도 살려함은 마치 저당과 같이대출되는 것은 오늘과 내일 바라본다준비를 해본다입 다물어 본다맛을 봐본다기억을 해본다안타까워 해본다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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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산다라는 것일상성 2015. 4. 28. 13:28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을 통해서, 각종 교과서, 매체 등에서 숱하게 접해왔던"열심히 해" "열심히 살자"라는 단어에 대해 솔직히 난 얼마 전까지만해도 그리 좋은 눈길을 보내고 있지는 않았다. 나 자신에게도 분명 꼰대기질이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꼰대의 행위와 꼰대의 정신은 절대 인정할 수 없는(물론 발전의 노력은 덤으로 ^^) 가치관을 갖고 있는 나는 열심히 산다는 말의 이면에 깔려있는 사회의 톱니바퀴 혹은 전체를 위해 작용하는 부분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의미에 불편함을 느꼈다.물론 그런 이면의 의미를 내포하고 쓰이는 용례가 적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요새 들어선 생각이 좀 바뀌었다. 아주 심심하며 아주 우울하고 아주 공허할 때 긁어놓은 인터넷 웹페이지를 순회하며 그 속의 텍스트와 그에 곁들여진 나의 추억들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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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링고의 최근 행보에 대한 단상일상성 2015. 2. 27. 18:56
시이나 링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인이다. 그녀의 외모나 음악적인 능력, 미적인 능력 모두를 사랑하는 나는 그녀에게 푹 빠져있다. 그러나 최근 동경사변 해체 후 활발히 솔로활동을 하는 그녀에게서 아무래도 한국인인 나에게 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행보를 보고있다.동경사변이나 시이나 링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논란이 바로 욱일기 논란인데, 과거 동경사변 시절의 콘서트에서 플래그나 앨범커버사진에서 욱일기 디자인, 즉 Rising Sun의 디자인이 사용되었던 적이 두어번 있었다. 굉장히 오래 전의 이야기이고, 사실 이때의 논란에서의 욱일 디자인은 콘서트에서 욱일디자인을 연상케 하는 손바닥 크기의 깃발이 배포되었거나 혹은 앨범 커버사진이 적백 상반의 욱일의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