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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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기일상/2012 2012. 12. 30. 20:37
흡연자들은 대부분 니코틴이 떨어지거나 일상 생활에서 틈이 날 때, 혹은 빡치는 일이 있을 때 담배를 입에 무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흡연 중독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막상 끊었을 때도 혈중 니코틴 농도 저하 때문에 담배가 땡기는 건 참을만 했는데 그럼에도 빡칠 때 담배가 땡기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 빡치는 감정을 소모하는 데에 담배가 갖는 효율이 적지 않다. 내가 그래서 담배를 계속 피우나 보다. 냄새 나고 비싼 이 담배를 계속 피우는 이유는 솔직히 내 일상에서 좆같은 일이 소소하게 터지는 이유 말고는 생각할 수 없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닥치면 정말 좆같다. 정말 좆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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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사무치게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일상/2012 2012. 12. 28. 03:00
재미있고 다소 행복하고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원한 것들이었다. 결과는 재미있게도 그 경중에 맞추어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됐다. 나이가 들어서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무치도록 원하게 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지만 난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바라는 욕망, 은 포기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나의 염원의 힘, 복수의 원천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리라. 누가 봐도 난 텅 빈 인형이지만 그래도 눈에 힘을 주어 보면 누군가는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고3친구들과 망년회를 했다. 들르기 전 목동 현대백화점 불가리에서 자스민 노아를 샀다. 고기를 먹은 후 상훈이가 쏜다고 하여 선유도 쪽으로 갔는데 거기서 마주친 상훈이 친구는 밝은 여자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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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일상/2012 2012. 12. 5. 15:54
월요일에 처음 눈을 봤는데 오늘은 폭설이 내린다. 묘하게 군인 때 생각이 나면서 감상적이 되었다. 제설할 때 맡았던 눈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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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술일상/2012 2012. 11. 29. 16:05
저녁 9시 쯤 집에 가려고 안암역으로 들어가려는 무렵 아는 사람에게서 술을 마시자는 연락이 왔다. 평소 안좋은 일이 있으면 술 마시며 얘기를 들어주곤 했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 안암꼬치로 가게 됐다. 급하게 마시면서 얘기를 들어주는데, 연애 관련된 고민을 들으면서 나 역시 들었던 질책들이 생각났다. 나도 어리석었고, 성급했으며, 안주하였고, 외면하였다. 연애의 기술이라는 것이 확실히 있기는 있다. 보편적인 연애라는 개념이 아주 넓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이 하는 것이 연애이기에 서로 공유하는 것보다 공유하지 않는 것들이 많은 두 사람이 만나서 하는 것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데에도 쉬울 리 없다. 그때 당시 나에게 연애의 기술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