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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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3일 오전 1시 35분일상/2010 2010. 5. 23. 01:36
아직은 내 주변보다 나에 대해서 사색을 더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약간의 전진이 있었지만, 난 아직 내 주변-사회, 인간관계 등에 크게 신경쓰지 아니하였고 내가 피곤해하지 않을 정도의 틀만 만들어놓았다는 게 적절한 해석인 것 같다. 나를 충분히 사랑한다는 명제가 곧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거라는 믿음 하에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여 왔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 때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공간이 없어진 것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것은 쓸데없는 걱정임을 깨닫게 되었지만... 지극히 나의 기준에 의한 일정한 결과를 얻어 만족하는 것이 나의 나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따지고보면 그것은 극도의 개인주의일게다. 한없이 베풀고 싶은 이타는 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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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5일 오후 9시 41분일상/2010 2010. 5. 5. 21:41
어린이날에 내게 별 의미가 없는 날이라는 걸 깨달은 건 오래 전 이야기이다. 느즈막히 오후에 일어나 가족과 오늘이 어린이날이라는 사실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일이 없어진지도 꽤 오래 됐고, 나는 집에서 쉬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생산성 없게 시간을 축냈다. 우리 집 앞에는 나무로 만들어놓은 필로티 형태의 휴식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친구와 함께, 때로는 혼자서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내곤 했던 곳이기에, 집에서 나갈 때와 집으로 들어갈 때 난 그곳에 누가 있는지 습관적으로 확인을 하곤 한다. 그곳의 나무 벤치에 앉아서 한 일들을 생각한다. 서울에 놀러온 친구와 맥주 한 병을 들이키며 회포를 푼 적도 있고, 설레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잡고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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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30일 오전 6시 19분일상/2010 2010. 4. 30. 06:19
오랜만의 사색. 대부분 몇시간에 걸친 사색은 그 끝맺음을 담배 한개피로 갖곤 했지만 담배를 피지 않는 지금은 차로 그 역할을 대신 한다. 난 우울하고 어두운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요즘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바뀐 생활이 딱히 싫지는 않다. 사색없는 삶과 외로움 없는 발걸음 그리고 이젠 차가움을 머금지 않는 얼굴. 오랜만에 밤을 새고 싶었다. 꽤 오랫동안 나는 매일매일 밖에서 무엇인가를 하곤 했는데, 내일은 잡혀있는 약속도 없고, 하이텐션을 풀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아침까지 잠을 자고 있지 않다는 게다. 이제 40일 정도 남았다. 오늘 하루만 이 이상적인 저온 아래에서 찬 아침 공기를 한아름, 마치 약에 취한 것처럼 얼굴에 머금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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