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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4일상/2023 2023. 5. 4. 17:11
Moonchild - Run Away 요새 가장 친하게 지내는 건 지윤 누나다. 누나라고는 하지만 사실 난 이 사람을 누나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뭔가 누나와 동생으로 서로에게 칭해지는 게 싫기도 하고, 그냥 사람으로 여기고 싶다는 얘기다. 내가 모종의 이유로 힘들어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패션이나 헤어 등 여러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이런 저런 사람 소개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 말을 들어준 게 가장 컸다. 이 사람 앞에선 딱히 가식을 떨 필요가 없다. 정말 일말의 가식조차 떨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생각했다. 사람이 편하다는 것은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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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일상/2023 2023. 3. 27. 17:10
주변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다. 덕분에 신경 쓸 일 없이 많이 놀러다니고 있다. 몇 주간 억지로 끼워 맞출 수는 없는 것들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다. 지인과 친구들이 내가 불쌍해보였는지 새로운 사람을 많이 소개시켜 주고 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게 봐주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소개 받는 분들과 딱히 이성적인 관계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 지금의 난 소진되었고, 어떤 것이든 감정을 갖기에 너무 취약하다. 친구로서 시덥잖은 얘기나 나누며 보내는 이 시간들 정도로 충분하다. 언젠가 다음 번의 운명이 오겠지만, 적어도 당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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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일상/2023 2023. 2. 1. 14:33
정흠밴드 - 바라만 본다는 건 한없이 왜를 물어보고 싶었다. 당신에게 존재하는 수많은 이유들과 생각의 흔적들. 이해하고 싶었고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도 생각했다. 계속 앓고 당신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고, 그것을 몇 번이나 반복하여 황폐해진 나에게 당신은 지금의 모습이 나의 실제 모습 같다며 좋다고 했다.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은, 나의 태도 이전에 좋아하는 아니 좋아하려 했던 이 마음이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이해하게 되는 것은, 당신은 나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며 그리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당신이 날 밀어낼 때마다 내 마음은 조금씩 병들어 간다. 이미 모든 감정을 다 보여준 나는 사지가 잘린 사람과 같아, 그때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적어도 많이 좋아했던, 자연스러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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