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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커플들을 보다보면 서로 간의 표면적으로 보이는 외모의 차이가 크게 나는 커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요전에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행동거지로는 영락없는 커플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남녀를 한쌍 보았는데, 여성은 키 170cm에 몸매도 준수하고 얼굴도 귀염상(에 이뻐서)이었는 반면
남성은 여성과 차이가 나지 않아보이는 키에 피부는 달표면 분화구 같았으며 살도 쪘었고 심지어 행색에 있어 그리 부유한 티도 나지 않아보이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지만,
커피숍에 앉아 남자는 귀찮아 하며 자기 일을 하는 반면에 여자는 계속 남자의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어깨를 털어주는 등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장면이 나름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사실 매력이라고 하는 부분은 추상적인 개념이어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키, 몸매, 생김새, 말투, 스타일 부터 해서 돈, 차 등 굉장히 폭넓고 다양한 요인들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 받아들여지냐의 문제인데
그 커플의 경우 남자에게 어떠한 매력이 있을까 그것이 지루한 일상에서의 나에게 상상력을 발휘하게 했던게다.
물론 의미없는 상상인 것은 둘째 치더라도 그런 상상을 하게 된 이유가 내가 요즘 외롭다고 느끼는 감정과 나는 이쁜 여자를 좋아해도 이쁜 여자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명제(혹은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아서
상상은 그리 길지 않게 끝났다.한때 했던 생각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을 나에게 끌리게하기 위해서 내가 과연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난 잘생기지도 않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고 여자경험이 많아 여성을 익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내가 구하려 해야하는 것은 남들이 구비하지 못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라는 여지없는 쓸데없는 생각이었다.이 생각이 떠오른 이유는 역시 내가 그래도 어느 정도 현재 외로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항상 외로웠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난 고립되어 있을 뿐 고독하지는 않다고 자위해왔지만 내가 마음속으로 그리는 온전한 한명의 사람에 대한 열망은 항시 존재했고, 그 열망을 바탕으로 내 연애관과 이성에 대한 비교적 금욕적이고 신사적(????)인 가치관이 자리를 잡게 되었던 것 같다.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매력이란 무엇인가. 결국 구하려함이 의미없는 것임을 깨닫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절대 규정화될 수 없고 사람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내 외형적인 부분은 얼마나 가꾸든 내 객관적인 매력은 증가하겠지만 그것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감정에는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그대를 생각함에 있어서는 난 언제나 을이요,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칫 현실도피적으로 보일 수 있는 생각이 내 연애관을 지배하는 이상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언제나 '위함'일 것이다.
모든 것이 위함에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단 남녀관계에서 뿐만이 아니라 여타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를 진심으로 위해줌은 남녀사이의 묘한 긴장감과 첫연애의 풋풋함을 두사람을 진지한 하나의 사랑으로 만드는 촉매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뭐 이렇게 허세돋는 소리를 하기에 나의 연애가 그리 성공적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여간 그 상상의 귀결에 있어서 명료한 하나의 사실은 난 지금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렸다. 그리고 두려움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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