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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ena - Letter
해가 넘어간지 두 달을 넘겼는데 이제야 새해 첫 글이라니.
부랴부랴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글을 쓰고 있다.
이직은 성공적이라고 판단된다.
연봉도 올렸고, 새로운 동료들하고의 관계도 순조롭다.
무엇보다 업무의 디테일에 대해 더 고민해볼 기회를 가지면서 일의 범위도 늘려가고 있다.
참여를 고려 및 준비하고 있던 새로운 사업 쪽은 오히려 재고하고 있지만,
앞으로 5년의 먹거리는 확보해둔 듯 싶다.
물론 그 너머의 10년, 20년의 준비는 항상 해야 한다.
새로운 일을 만들거나, 참여하는 데에는 권위가 필요하다.
경력이 그 일부가 될 수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내 나이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권위 역시 늘어난다.
결혼에 대해서는 꾸준히 부모님에게 압박을 받고 있다.
아직 난 상처를 다 회복하지 못했고, 아마 평생 그럴 것이다.
그 상처가 깊어서 그런 게 아니라, 상처는 으레 그런 것이다.
결혼 생각은 현재 전혀 없지만, 일에 대해서는 마인드를 열면서 관계에 대해서는 열지 못할 것이 뭔가,
하는 생각은 한다.
집도 있고 차도 빌릴 수는 있고 돈도 뭐 대출 갚으면서 서울 생활 영위할 정도는 벌고
그러나 새로운 관계에는 그만큼 새로운 공포가 수반된다.
반면 혼자인 지금은 안전하고 편안함이 수반된다.
이 저울질을 언젠가는 끝낼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사실 '운명적인 것을 또 기다릴 것인가?'로 귀결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