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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도 이틀이 남아 거의 끝을 앞두고 있다.
다음 학기는 졸업 학기다.
포트폴리오 준비하며 졸업요건과 취직 관련한 각종 점수들 마련하자.
어떻게 될 지 아직 모르긴 한데 알바 형식으로 수업이 없는 날 지금 인턴 하는 사무소를 나갈 수도 있다.
차후 취직으로 자연스레 이어지곤 하는 알바 같은데 말 그대로 아직은 모르겠다.
인턴을 한 달 가량 하면서 사무소에서 일 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렇게 싫어 마지 않는 학교 생활도 처음엔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곧바로 뇌리를 스친다.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돌아보면 학생 때에는 적응을 잘 못 한건지 그냥 맞지 않은건지 노는 걸로도 공부하는 걸로도 항상 겉돌았던 것 같다.
그걸 질질 끌고 있었으니 얼마나 더 하기 싫게 되었을까 싶다.
와우를 사실상 접게 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인턴 시작 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접속하지 않고 접속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렇게 좋아했는데 이게 이렇게 쉬이 건너가게 된다.
집에 돌아오면 싱글게임을 깨작깨작 하거나 드라마를 본다.
드라마라 해봐야 정말 흥미를 느끼는 게 아니면 완주를 잘 못하는 편이니 굉장히 편협하게 보는데,
최근에는 NHK 대하드라마 여자 성주 나오토라를 정주행 했다.
조금 살 만 해지니 하는 게 덕질이라고, 라이트한 덕질을 하고 있다.
칼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옛날 마비가 왔던 게 생각난다.
그때의 나는 '놓는다'라는 감정에 너무 치우쳐있었다.
지금은 아닌가, 생각하니 역시 다른 방향일뿐
부분의 즐거움과 부분의 현실에 대한 만족을 희생하고 설계 쪽으로 돌아온 걸 보면
영락 없는 한량 혹은 소시민이 나에겐 맞나보다.
죽도록 무언가에 빠진다는 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