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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라면... 간짬뽕에 대해서일상/2012 2012. 10. 1. 03:44
원래 저번주에 쓰려고 했었는데 시간 관계상 좀 나중에 쓰게 되었다.
육군을 갔다온 대한민국 건아라면 간짬뽕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첫 야간 경계근무 후 사수가 사주는 간짬뽕의 맛이란... 아마 인생오브라이프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달콤한 맛일 것이다.
오랜만에 그 맛이 그리워 신도림 홈플러스를 들렀다.일단 장을 보자.
그렇다... 남자의 장보기는 이렇게 간단하고 철저하게 욕망수급적인게다...
이 얼마나 간소하고 하드보일드한가.오늘의 주인공 간짬뽕 되시겠다.
간짬뽕의 별미는 참치 한 캔을 사서 둘이 노나먹는 것인데,
간짬뽕의 매운 맛을 참치의 유분이 잡아주어 적절히 느끼한 맛과 매콤한 맛을 공존하게 해주는
A급 비밀 레시피라고 할 수 있겠다.
음... 언어로 표현을 하자면 마치 이베리아 반도에서 탱고를 추는 여인....
이 경계 근무를 서다가 간첩을 잡아 포상증을 받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물을 끓이자.
포트기로 끓이려고 했는데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귀찮지만 끓이기로 한다.
주변에 보이는 저 조그마한 조각들은 아침에 스팸을 구운 처참한 흔적이리라.끓인 물을 라면봉지에 넣자.
그 전에 후레이크를 넣어야 하고 무엇보다 봉지를 뜯을 때 힘조절을 잘해야 한다.
간혹 짬밥을 X구멍으로 쳐먹은 이등병들이나 힘조절에 실패하여 눈물을 머금고 라면을 못먹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한다.
필자는 육군 병장 말기전역한 EX프로병장이므로 가볍고 깔끔하게 뜯었다.
이 상태에서 면이 익기 전까지 인내심을 테스트한다.
만약 테스트하지 못하면 밀가루 식감이 그윽한 무슨 훈련의 열악한 상황에서나 맛볼 수 있는 면발을 먹게 될 것이다.물을 제거하고 봉지를 살짝 밖으로 접어준다.
저 완벽한 면발과 경이로운 봉지의 끝처리를 보라.
이제 저기서 분말스프와 참치를 반 캔 넣어서 먹으면 된다.
맛은 정말 끝내주지만 비쥬얼이 좀 영 좋지 않아 사진은 생략하도록 한다.마지막으로 내가 라면을 먹으면 조용히 부엌의 사료통으로 와서 사료를 먹음으로써 인간과 동시간에 식사를 하는 인물평등의 선구자 우리집 슈/양이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