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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마지막 일요일
    일상/2012 2012. 7. 29. 16:58

    어제 집에서 쉬고 오늘 느즈막히 학교에 와있다.
    드디어 동경사변 Bon Voyage 콘서트 영상을 다운받아 학교에서 보고 있는데
    살짝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근데 뭐 야구 보는 사람도 많고 미드 보는 사람도 더러 있더만.
    소리만 새어나가지 않으면 괜찮겠지.

    요즘은 정말 덥다.
    그래도 집에서 선풍기를 틀고 있으면 덥다는 걸 잘 못느꼈고
    잘 때도 선풍기는 30분 정도만 켜져있게 하면 그날 잠을 무리없이 잘 수 있었기에
    난 군대를 갔다와서 더위에 대한 면역이 조금 생긴 것이 아닌가 했었다.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었다.
    요즘엔 선풍기를 풀로 틀고 잔다 --;;

    오늘 저녁엔 오랜만에 술 약속이 있는데
    근 몇달간 내 생활에 비추어 봤을 때 약속이 없었던 기간이 이렇게 길었던 적은 많이 없던 것 같다.
    뭐 대부분의 경우 그렇겠다만 이번 주 나는 누구에게도 보고싶다고 하지 않았고
    보자고 하지 않았고 실제로 아무도 보지 않았다.
    비가 온 후 날이 더워 아무도 보기 싫었던 이유도 있지만
    그냥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난 외로움에 꽤 강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내 입으로 외롭다는 단어를 말해본 적이 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혼자 노는 걸 좋아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속으로는 '쓸쓸함'이 마음 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2012년 나는 운좋게 좋은 사람을 많이 알게 되었지만
    그 중 어느 누구에게서도 어떠한 책임과 어떠한 애정에 관련된 관계를 요구하지 않았다.
    난 사실 그들에게서 더 많은 걸 갈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가 없는건지, 그냥 목적이 없는건지 아주 당연스럽게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냥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꿈꾸는 것이 있는 이상, 바라마지 않는 어떠한 것이 존재하는 이상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재밌는 사실은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거나 미팅을 해보자는 제의는 많이 받아봤지만
    한치의 망설임 없이 괜찮다며 거절했던 건
    그 좋은 사람들에 대한 묘한 배신감 때문이었을지 몰라도
    그럼에도 그 묘한 배신감, 묘한 집착, 묘한 애정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들에게 아무 감정도 없다는 듯이, 아무 목적도 없다는 듯이 묘함을 스스로 없애고 있었다.
    뒤틀렸다.
    올곧고 밝고 청아해 마지 않는 그런 것을 바라면서
    행동은 뒤틀려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언제까지 그것이 계속 될런지는 모르겠다.
    만약 내가 미칠 수 있는 운명적인 상대가 다시 한번 나타날 날이 존재한다면
    그 전까진 아마 난 이렇게 범용적이고 뒤틀려있는 나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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