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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夏雨
    일상/2012 2012. 7. 13. 20:01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이 하늘은 비를 토해내고 있다.
    난 사실 비 오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옷이 젖고, 내가 젖고
    원체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아 습기 차있는 그 특유한 꿉꿉함을 버티지 못하는 나는
    그 느낌 때문에 비가 오는 것을 싫어한다.
    다만 그렇다고 비가 올 때에 실내에 있는 것까지 싫어하는 건 아니다.
    사실 적당한 조건의 실내에서 비 소리를 듣는 것은 상당히 좋아하는데
    정리를 하자면 비는 좋아하나 비 맞는 것은 싫어한다, 정도가 되겠다.

    이번 여름에 얼마나 이런 비가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여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생각한다.
    시쳇말로 내뱉는 게 아니라 정말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얼른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게 가을은 잔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저 쓸쓸했을 뿐.

    얼른 더 쓸쓸해지고 싶다.
    모든 가능성 없는 새까만 상태로 지내고 싶다.
    난 언제나 사랑을 하고 싶었지만
    항상 회의했기도 했다.
    사랑을 하면 헤어지든, 결혼을 하든
    그 귀결은 두 가지일텐데
    난 그 두 가지 중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으니
    할 수 있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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