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1
20210714
Stillwell_KU
2021. 7. 14. 11:12
출근길에 차도에 압착되어 있는 비둘기를 보았다.
마치 이집트 벽화처럼 고개를 옆으로 돌린 모습으로 아스팔트에 껌딱지처럼 붙어있었다.
3d가 2d가 된 것 마냥 붙어있는 와중에 깃털 몇 개만 펄럭였다.
더럽다, 무섭다는 종류의 감정 보다는 측은한 감정이 들었다.
환경미화원은 저런 걸 맨날 보며 치우겠네 라든가.
저 놈은 어떻게 하다가 저 바닥에 붙어있게 되었을까 라든가.
계속 건축을 한다면 내 신세도 저럴 것 같다든가.
야근을 안한 지는 오래 됐다.
내 안의 책임감을 좀 내려놓았다.
마무리를 잘 지어야지, 라고 내심 다짐했건만
그 마무리는 마음이 떠나갔을 때 이미 마무리가 아니었던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업종을 환멸함과 동시에 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