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4

반대

Stillwell_KU 2014. 5. 18. 17:27

자동차나 버스를 타고 갈 때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나 언덕의 오르막길을 내려가게 될 때
관성에 의해 자신의 몸이 마치 잠시 떠있음을 느끼며 이내 차를 따라 내려가는 그 느낌을
나는 꽤 오랫동안 두려워했다.
나이를 26 먹은 지금으로써도 순간의 가슴이 철렁하는 그 느낌에 묘한 중독성을 감지하며
재밌음(Interesting)을 느끼는 데 이는 삶을 실감하는 하나의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실감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삶과 반대되는 속성에 맞닿으면서 삶을 실감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인데, 예컨대 몸이 붕 떴다가 내려가면서 내가 느끼는 느낌은
난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타고 있는 이 차가 어떠한 사고에 의해서
아주 불행한 사고에 의해서 잘못되었을 시, 내 몸은 붕 떠 있다가 이내 어딘가를 향해 돌진할 것이다.
언제든 확률의 장난에 의해 죽을 수 있다는 그 실감이 나로 하여금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모순적인 상황이 아주, 아주 식상하지만 매번 느낄 때 마다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서 재밌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