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3

군대 꿈

Stillwell_KU 2013. 2. 12. 09:36

남들이 군대 꿈을 꾸어서 후달렸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어도
그렇게 공감이 된다거나 하지 않거니와 그게 그렇게 고통스러운가 싶었는데
이번 설 연휴때 직접 체험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난 전역을 하루 앞둔 말년 병장이었는데
실현불가능하지만 심심해서 일과 후 부대 밖에서 놀다가 부대에 몰래 복귀하는 상황이었다.
부대 앞 술집에서 아리따운 여자가 애처롭게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이내 나를 부르더니 한잔 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아, 안되는데 하면서도 여자가 이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ㅁㄴㅇㄻㄴㅇㄹ
술을 마시다가 이내 밖에 깜깜해져 부대 복귀를 해야겠다고 발을 동동 구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훌쩍 훌쩍 울면서 술을 마시는 여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계산 후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부대가 안보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멘붕하고 자아가 소멸되려고 하는 시점에서 꿈에서 깼는데
깨자마자 '시발' 소리가 나오더라...
식은땀까지 흘려버렸다.

군대꿈은 확실히 무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