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Love Is Blind
Stillwell_KU
2012. 1. 2. 17:28
캐스커의 음악이 좋다면,
시이나 링고의 음악은 인간인듯 하다.
아무래도 지금은 내가 군인이다보니 인터넷에 내 시시콜콜한 일상을 의무적으로 적어놓는 습관 같은 행동은 못했었는데 이렇게 휴가를 나와서 취미생활을 하고 있자니 별 생각이 다 든다.
시이나 링고, 시이나 링고 요즘 입에 달고 살 듯이 말 그대로 귀에 달고 사는 노래를 부르는 아티스트이다. 욱일승천기와 관련된 해프닝에 대해서는 그리 유쾌하지는 않은 것은 분명하나 내가 시이나 링고의 사상에 대해서 아는 것도 아닐 뿐더러 사상을 떠나서 음악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이를 비롯한 그녀에 대해 우리나라 네티즌, 음악팬들이 갖는 몇몇 생각은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음악 자체로만 놓고 보았을 때 그녀의 음악은 인형 같다. 실을 매달은 꼭두각시 인형을 위에서 마음대로 조종하며 지켜보는 느낌이다. 가끔은 자기 자신이 꼭두각시인지 헷갈리는 요즘이지만.
살면서 팬문화에 그리 관심이 없던지라 시이나 링고에 대해서도 역시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아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뭐 일단 대충 찾아보기로는, 그녀의 성장과정에서 10년 넘게 하던 발레를 수술 경험 때문에 피치못하게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과 그녀는 자라면서 자신의 여성성을 철저하게 부정하며 남성성을 자신에게 대입시키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는 몇가지 정보로 미루어보았을 때 그녀의 음악이 그렇게 독특한 게 조금은 설명이 되는 듯 하다.
여하튼 나는 하루 10시간 이상씩 그녀의 음악을 들으며 이 우울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다. 감정표현은 음악과 함께라면 더 잘 되는 듯 하다. 나는 기쁠 땐 기쁜 음악을 들어야 하고, 우울할 때는 우울한 음악을 들어야 한다. 그럼 내가 기쁠 때는 언제지?
항상 우울해서 그런가, 내가 우울한 건 티가 안난댄다. 어머니도 못알아볼 정도로.